2005년 12월 11일
앨리스 쿠퍼
어제 밤늦게까지 공부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늘 하던대로 라디오를 틀었다.

뭐, 즐겨 듣는 프로가 딱히 있는 것이 아니므로 여기 저기 채널을 돌려 보다가 괜찮다 싶은 노래가 흘러나오는 곳에 맞추고 손가락 까딱까딱하며 열심히 감상하고 있었는데....

아니 이게 무슨일? 귀에 익은 이름이 계속해서 라디오에서 흘러나온게 아닌가?

앨리스 쿠퍼?

아니, 그럼 앨리스 쿠퍼가 이 프로그램의 디제이?

너무도 반가웠다. 아마, 전국 방송인 것 같은데 여기서는 101.7 로 잡히는 방송에서 이양반이 디제이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괴기스런 분장에 엽기적인 행동으로 별로 방송과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양반인데 제법 차분하게 진행을 잘 하는 것 같다. 무엇보다, 그 유명한 양반의 목소리를 우연찮게나마 들을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 나를 설레이게 만들었다.

아파트 주차장까지 다 와서도  곧장 집으로 들어가지 않고 차안에서 그의 방송을 계속 들었다.

어제 들려준 노래 중에 Music Machine의 "Talk, talk"란 곡이 있었는데, 곡이 끝난 후 그 밴드에 대한 뒷 이야기도 들려 주었다.  바로 그 밴드 멤버들이 옛날에 자신과 같이 음악을 시작했던 동료였다고 한다.

그 팀원들과 같이 LA 에 있는 레코드 회사란 회사는 다 돌면서 오디션을 받았던 얘기, 그리고, 레코드 회사들에서 리드 보컬만 바꾸면 괜찮은 밴드가 될 것 같다는 조언을 들었던 얘기, 그리고 그 당시 문제의 리드 보컬이 앨리스 쿠퍼 자신이었다는 얘기, 그리고 결정적으로 자신이 밴드에서 쫓겨날 수 밖에 없었던 얘기들을 들려 주었다.

그일로 Music Machine은 그들의 길로 들어섰고, 앨리스 쿠퍼는 앨리스 쿠퍼로 성공할 수 있었다는 얘기를 뭐 그리 심각하지도 장난스럽지도 않게 얘기 해줬다.

당시 그가 느꼈을 배신감이나 아픔이야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었겠지만, 자신도 결국에는 음악인으로서 성공을 했으니 그렇게 담담하게 자신을 버린 밴드의 음악도 별 감정없이 틀어 줄 수 있었을테고, 그 밴드와의 얘기도 남의 일 얘기하듯 어렵지않게 할 수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세월이 흘러서일까, 나이든 앨리스 쿠퍼의 모습은 예전에 내가 가졌던 앨리스 쿠퍼의 이미지와 크게 달라진 것 같다. 물론, 라디오라 그의 목소리만으로 판단한 것이라 확신은 못하겠지만서도....아무튼, 목소리만이라도 이렇게 매일 들을 수 있다는 것이 큰 기쁨이 아닐 수 없다....

자주 라디오를 듣는 편이 아니라서, 앨리스 쿠퍼가 디제이를 한다는 사실 조차 이제서야 알았다는 것이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앞으로는 일부러 시간을 내서라도 그의 방송을 조금씩이라도 들어보려고 한다.

오늘 저녁에는 그의 방송으로 이메일이나 한번 보내볼까...그의 노래와 관련된 나의 사연과 함께...
by 살찌니 | 2005/12/11 03:37 | 내맘대로인 하루 | 트랙백 | 덧글(1)
트랙백 주소 : http://catman.egloos.com/tb/1034101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Commented by 류영만 at 2005/12/13 13:37
앨리스 쿠퍼라? 나도 들어보고 싶다. 생방송...
이곳 대한민국은 정말 춥구나. 귀를 베어갈라카네...
혹시 눈길 운전한다면 미끄러지지 않도록 조심하고,
행여 밤길 집으로 돌아온다면 나쁜넘들 조심하고,
그럴일 없지만 뱃살이 나와서, 허리가 아파온다면, 운동으로 극복하기 바라오.
늘 바다 건너에서 전해오는 좋은 소식이
나에게 박카스가 됨을 명심하고
건강하고 좋은 나날 만들어 가세.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 | 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