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대로 스트레스를 주던 시험도 끝나고 기다리던 방학이 시작되면서 따뜻해진 날씨와 함께 몸과 마음이 늘어지기 시작하네요. 뭐 특별히 계획한 일도 없고 즐거웠던 파티도 지난주로 모두 끝이 나고, 이쯤 되면 긴긴밤을 달래줄 뭔가를 찾아 헤매기 마련인데...이럴 때 평소 알고 지내던 주당들을 찾아 나만의 밤의 순례길을 나서는 것도 즐거운 일일 것 같기도 하고...
한잔 할 수 있는 여건은 어느정도 무르익은 것 같습니다.
세상돌아가는 얘기도 하고 신세 한탄도 하며 한잔씩 주거니 받거니 하기 제일 좋은 술은 뭐니 뭐니 해도 소주가 최고이겠으나, 여기서 소주를 구하는 것이 그렇게 용이한 일도 아니고 해서 맑고 투명함이 소주 못지 않은 보드카가 그나마 어울리는 술이라 오늘의 메뉴는 보드카로 정할까 합니다.
보드카도 종류가 많아서 처음엔 이것 저것 많이도 마셔 보고 여러차례에 걸친 임상실험 끝에 가격이 저렴할 수록 다음날 아침 두통이 어김없이 찾아온다는 결론에 도달해서 요즘은 사정이 허락하는 한 어느 정도 레벨이 되는 보드카를 마시려고 노력 합니다. 그 중에서도 러시아 원산인 앱솔루트 브랜드를 가장 선호합니다만, 미국산 SKYY나 스웨덴이 고향인 Svedka도 뭐 그리 나쁘진 않아서 곁들여서 마시고 있습니다. 물론, 보드카의 본고장인 러시아에서 만들어진 앱솔루트를 마실 때 진정 보드카를 마시고 있구나 하는 느낌이 들어서 가급적이면 앱솔루트를 많이 마십니다만...
술을 마시기 시작하면 소주 세병 정도는 마셔줘야 뭔가 느낌이 오는 나로서는 소주와 마찬가지로 맑고 투명하면서도, 세병까지 갈 것도 없이 단 한병에 그 효과를 진하게 내 줄 수 있는 보드카가 아주 맘에 듭니다. 1리터 짜리 한병, 마음에 맞는 선수들 세명 정도 모여서 나눠 마셔 주면 특별한 안주 없어도 단란한 밤을 보내기에 전혀 모자람이 없으리라 생각됩니다. 무엇보다도 맑고 투명한 색깔에 한잔, 한잔 넘길 때마다 목에 타~악 하고 걸치는 느낌, 바로 이 맛이 보드카가 아니면 느껴보지 못할 바로 그 맛이 아닐까 하네요! 예전엔 와일드 터키나 잭대니얼스 같은 버본을 즐겼었는데 술에 대한 취향도 나이가 들면 바뀌는 듯, 요즘은 보드카만한 술이 소주 말고는 없는듯 하네요.
집에도 한병 씩 사두고 가끔 한잔씩 홀짝거리면서 폼나게 마시고도 싶지만, 한번 술맛을 보면 도저히 중간에 멈출 수 없는 성격 탓에 집안에 두고 마시는 건 자살행위인 듯 하고, 가끔 폭주 모드가 그리울 때 한병씩 사서 끝장을 보는 것으로 그 아쉬움을 달래곤 합니다. 좀더 술에 대한 통제력이 높아질 만한 나이가 된다면 늘 곁에 두고 한잔씩 해볼까 생각중입니다.
지난 주 연이은 파티로 피폐해진 몸과 마음이 이제 서서히 회복되어 가는 기미가 보입니다. 회복 되기가 무섭게 몸은 다시 술을 그리워하기 시작하는 군요...물론, 마음도 별 제재를 가할 생각이 없는 듯하구요...오늘 밤은 누구를 타겟으로 이 감칠맛 나는 보드카를 즐겨볼까....슬슬 발동이 걸려옵니다. 자, 이제 여기저기 전화나 걸어 볼까요?